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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희 이중적 태도에 놀랐다" 경찰 반전 증언...양현석 재판 어디로? - 매일경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사진l유용석 기자
사진설명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사진l유용석 기자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 25)의 마약 수사 무마 혐의를 받는 양현석(51)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에 대한 2차 공판이 열렸다. 증인으로 나선 경찰 A씨는 양현석의 혐의를 폭로한 공익제보자 한서희가 1, 2차 경찰 조사에서 비아이 마약 혐의에 대해 말했다고 재확인했다. 그러나 한서희가 조사 후 YG 인사 B에게 “오빠, 나 석방됐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점이나, 경찰과 YG 유착 의혹을 공익 제보한데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이중적 태도에 놀랐다”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유영근)는 6일 양현석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의 혐의에 대한 2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지난달 5일 첫 공판에 이어 이번 사건의 공익신고자이자 지난 2016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았던 가수연습생 출신 한서희를 최초 수사한 경찰 A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양현석은 검은색 슈트를 입고 공판에 참석했다.

A씨는 1차 공판 후 다시 생각해 본 결과 증언을 번복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A씨는 앞서 "한씨에 대한 2회 조사가 끝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당시 검사가 기각했다. 한씨가 석방 전에 김한빈에 대해 협조했기 때문에 (검찰과 협의해) 불구속 수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증언한 부분과 관련해 "검찰 쪽과 영장 기각 부분에 대해 협의한 것은 다른 사건이었다. 당시 마약 관련 사건이 많아서 헷갈렸다"라고 정정했다.

이어진 증인 신문에서 양현석 변호인은 “마약 체포 후, 한씨의 1, 2회 조사에서 한씨가 김한빈에게 마약을 공급했다고 이야기했나. 조서에는 그런 내용이 적혀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A씨는 “당시에 (한서희에 대한)체포 영장을 신청했는데, 피의자 신문 조서에는 여죄나 기타 다른 죄에 대해 별도로 집어넣으라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1, 2회 조서에 김한빈 내용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한씨가 김한빈에게 마약 공급을 했다고 이야기한 것은 맞다. 다만 ‘너무 친한데’라면서 김한빈의 마약 제보자로 나서는 것에는 주저했다. 김한빈 건은 별건으로 따로 하기 위해 당시 조서에 한씨가 김한빈에 대해 말한 내용은 적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한씨가 변호인을 대동했던 3차 경찰 조사와 관련한 증언도 이어졌다.

A씨는 “경찰조사 당시 한씨의 변호인은 통상적이지 않았다. 변호인은 피의자를 조력하기 위해 동석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한씨 변호인이 한씨를 보호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김한빈을 보호하는 듯 했다. 변호인은 조사 과정에서 한씨가 직접 답변도 하지 못하게 해서 저와 언쟁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한씨가 경찰과 YG 사이 유착 관계로 수사가 무마됐다는 취지로 공익 제보한 것은 뒤늦게 알았다고 했다.

A씨는 “한씨가 저에게 ‘3차 조사 당시 제가 눈물을 흘렸다’는 것을 기자에게 이야기해달라고 연락이 왔다. 저는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한씨가 연락 왔을 때가 시간상으로 보면 공익 제보한 후더라. 저는 그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추후 공익 제보로 직무유기 등으로 조사를 받을 때가 되어서야 한씨가 제보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당시 조사를 받으면서 한씨의 이중적인 태도를 알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과 YG 사이 유착 관계로 수사가 무마됐다는 공익 제보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A씨는 “이미 작성된 조서를 빼거나 YG 측으로부터 김한빈에 대해 조사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나"라는 양현석 변호인의 질문에 "없다"라고 답했다. 이어 추후 자신이 팀을 옮기는 과정에서 김한빈 마약 관련 건을 인수인계 했지만, 시일이 급한 일정 때문에 김한빈 건이 뒤로 미뤄졌다고 덧붙였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사진l유용석 기자
사진설명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사진l유용석 기자
검찰 측 A씨 신문이 이어졌다.

검찰은 A씨에게 "2016년 8월 작성한 수사 보고서를 보면 한씨가 'YG 측이 김한빈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해주면 도와주겠다' 등의 내용을 말했다고 돼 있다. 또 한씨가 울음을 터트리며 죄송하다고 했던 내용도 있다. 당시에 객관적 사실을 작성한 것이 맞냐"라고 물었고, A씨는 "맞다"라고 답했다.

재판장은 양 측의 증인 신문을 마친 후, 한씨가 1, 2차 경찰 조사를 받고 석방된 후 YG 측 인사와 "오빠, 조사 받고 석방됐다"는 등의 메시지 내용을 보낸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한씨가 이 메시지 내용을 보낸 것으로 볼 때, 한씨가 (김한빈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고) 버티고 나가면서 '오빠 저 잘 했죠?'라고 하려고 연락했을 수도 있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에 A씨는 "저도 그런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을 지금 접했는데 당황스럽다. 저희한테는 (김한빈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한 것이 맞다. 왜 저희에게 김한빈 건을 이야기하고 YG 쪽 인사에 그런 메시지를 보냈는지 모르겠다"라고 의아해 했다.

지난 달 5일 진행된 첫 공판에서는 검찰의 A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A씨는 한씨가 지난 2016년 8월 22일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긴급 체포돼 총 3차례 경찰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 "한씨를 체포할 당시 동의 하에 휴대전화를 봤고, 그 안에 SNS를 통해 김한빈과 마약을 거래한 정황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1, 2차 조사 당시 한씨가 구두로 김한빈의 마약 혐의를 증언했으나, 석방 후 진행된 3차 조사에서 변호사를 대동하고 와서 당시 약에 취해 잘못된 사실을 말했다며 김한빈에 대한 진술을 번복했다고 밝혔다.

이날 양현석 전 대표는 비아이의 마약 구매 수사 무마 의혹을 부인했다. 양 전 대표는 2016년 발생한 비아이의 마약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공급책이던 가수 출신 연습생 한씨를 불러 회유, 협박하고 진술을 번복할 것을 요구했다는 공익신고가 2019년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되면서 조사를 받았고, 재판에 회부됐다.

검찰은 “양현석은 공익제보자 한씨가 경찰에 김한빈의 마약 사실을 진술했다는 보고를 받고, 한씨를 YG 사옥으로 불러 진술을 번복하라고 했다. ‘(연예계에서)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며 연예인 지망생인 피해자(한씨)를 협박해 형사사건 수사와 관련해 진술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번복하게 했다"라고 공소 사실을 밝혔다.

이에 대해 양현석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

(양현석이) 한씨를 만난 것은 맞지만, 협박이나 강요한 사실은 없다. 그래서 무죄 주장을 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양현석의 다음 공판은 재판부 변경 이유로 내년 3월 21일로 예정됐다.

한편, 한서희는 마약 혐의 집행유예 기간인 지난해 6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징역 1년 6월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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