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의 날’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은 하루였다. <탈출 : 프로젝트 사일런스>, <잠> 영화 두 편으로 제76회 칸 국제 영화제를 찾은 배우 이선균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가장 바쁜 하루를 보낸 사람이었을 것이다.
현지 관객에게 영화 두 편을 모두 선보인 23일 오후 칸 중심가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선균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라고 했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탈출)은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에 처한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굿바이 싱글>의 김태곤 감독과 <신과함께> 시리즈 김용화 감독이 각각 연출과 제작을 맡았다. 이선균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소속 행정관이자 유력 대권 후보 정현백(김태우)의 오른팔인 주인공 ‘차정원’ 역을 연기했다. 유학을 떠나는 딸 경민(김수안)을 배웅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던 중 최악의 재난 상황에 처하고 만다.
<탈출>이 초청받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은 액션, 스릴러, 호러 등 장르 영화 중 뛰어난 작품을 엄선해 선보이는 부문이다. 이름 그대로 자정을 넘긴 시간 시작된다. 이날 팔레 데 페스티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개된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은 새벽 2시를 훌쩍 넘긴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며 영화에 몰입했다. 영화 막바지 관객에게 ‘사이다’를 선사하는 한 장면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아, 정말 좋았어요. 이입이 됐다는 거잖아요.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파스타> 같은 멜로 드라마의 셰프부터 <기생충>의 ‘박사장’, <킬링 로맨스>의 ‘조나단 나’까지 더없이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온 이선균이지만 <탈출>에 도전하면서는 걱정이 앞섰다고 했다.
“저에게 이런 장르의 대작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어요. (웃음) 스스로 ‘마이너하다’ 생각도 해서 ‘안 어울린다’고 단정지은 면이 있었어요. 하지만 주어진다면 한 번쯤 해보고 싶었는데, 대본을 받아보니 정말 잘 만들어져 있었죠.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탈출>이 이선균에게 도전이었던 또다른 이유는 러닝타임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각특수효과(VFX)였다. 뛰어난 VFX는 대교의 붕괴 등 재난에 현실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관객들은 완성된 화면을 보지만 배우들은 없는 존재를 있다고 가정한 채 연기해야 한다. “상상에 맡겨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게 많이 어색했다”고 이선균은 털어놨다.
하지만 영화 환경이 변화하는 만큼 특수효과와 친해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앞으로 대작이든 아니든 특수효과가 들어간 영화가 많아질 거잖아요. 배우들끼리의 호흡도 중요하지만, 외부 풍경과의 유대나 관계 맺기 역시 중요하죠. 또하나의 ‘관계 맺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탈출>이 공개되기 한나절 전에는 이선균의 또다른 출연작이자 비평가 주간 초청작인 <잠>이 관객을 만났다. <잠>에서 이선균은 냉정한 공무원 차정원과는 딴판인 인물 ‘현수’를 연기한다. 신혼 부부 현수와 아내 수진(정유미)의 평화로운 일상은 현수가 수면 중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하며 공포로 바뀐다.
이선균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어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기이한 행동으로 가족들의 두려움이 대상이 되는 현수를 통해 영화 속 긴장을 내내 끌고 간다.
이렇듯 전혀 다른 색깔의 두 얼굴을 한날, 그것도 세계 최고 영화 축제인 프랑스 칸에서 선보였다. 그러나 이선균은 그저 겸손했다. “(칸 레드카펫에 서는) 아마 마지막이지 않을까요.(웃음) 하지만 너무 좋아요. 자랑하고 싶기도 하고요. 영화가 끝난 뒤 박수를 받을 때는 참 벅차고요. 이런 경험 자체가 큰 행운이죠.”
요즘 이선균은 한국 영화 산업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는 영화들을 보며 어떻게 하면 관객이 극장을 찾게 만들지 고민하게 됐다. 그는 “극장에서 볼 영화와 집에서 볼 영화를 구분짓는 현상을 깨기 위해서는 촬영 당시부터 관심도를 높이는 등의 여러 전략이 필요하다”며 “배우도 같이 고민해야 문제”라고 했다.
<탈출>의 구체적인 개봉 시기는 미정이다. 배급사인 CJ ENM는 올해 하반기 중 개봉한다는 계획이다. “영화가 첫 스타트를 좋은 곳에서 한다는 것은 큰 행운이에요. 이 좋은 기운을 가지고 한국에 가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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