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1970∼1980년대 반공 드라마에서 북한군 역할을 전문으로 해온 원로배우 이일웅이 별세했다. 향년 80세.
11일 유족에 따르면 이일웅은 올해 1월 담도암 판정을 받고 4달가량 투병 생활을 하다 전날 저녁 9시 22분께 세상을 떠났다.
1942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1년 연극배우로 데뷔했고, 1964년 KBS 4기 탤런트로 본격적인 드라마 출연을 시작했다.
일일극 '미스터 리 흥분하다'(1970)에서 첫 주연을 맡았고, 고(故) 김자옥을 스타로 만들었던 드라마 '심청전'(1971)에서 심 봉사 역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반공드라마 '유럽특급'(1976)에서는 북파공작원이었던 곽태기 동무로 열연해 시청자들에게 '나쁜 북한군 이미지'로 각인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전우'(1983), '지금 평양에선'(1982∼1985) 등 반공 드라마에서 북한 장교 역할을 주로 맡았는데, 억센 함경도 사투리를 맛깔스레 소화해 냈다.
1990년대 이후에는 MBC, SBS로도 활동 영역을 넓혀 MBC '제3공화국'(1993), '제4공화국'(1995), '제5공화국'(2005) 등에 출연했고, SBS '야인시대'(2003), '토지'(2004) 등 시대물에서 주로 활약했다.
KBS에서는 장수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에 판수 역으로 나왔고, 사극 '태조 왕건'(2000∼2001), '대조영'(2006)에서는 짧지만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10여년 전부터는 교회마다 찾아다니며 성극 모노드라마 공연을 했고, 한국소아암재단 홍보이사를 지냈다.
유족은 부인 이희순씨와 아들 진수 씨, 딸, 미수 씨가 있다. 빈소는 경희의료원 장례식장 101호실이며, 발인은 13일 오전 6시다.
aer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05/11 10:3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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