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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빅슬립' 김영성 “소풍 가는 아이처럼, 매 순간 행복했죠” - 매일경제


김영성이 첫 장편 주역작 ‘빅슬립’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찬란
사진설명김영성이 첫 장편 주역작 ‘빅슬립’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찬란

배우 김영성(38)에게 첫 장편 주연작 ‘빅슬립’은 설렘 그 자체였다.

김영성은 영화 ‘빅슬립’(감독 김태훈)에서 매서운 눈매를 가진 남자 기영을 연기했다.

김태훈 감독이 10대 청소년을 위한 예술 강사로 일하던 당시의 경험을 녹여낸 ‘빅슬립’은 우연한 계기로 함께 머물게 된 기영(김영성 분)과 길호(최준우 분)가 서로를 구원하고 치유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영성은 오디션을 통해 ‘빅슬립’에 합류했다. 그는 “오디션을 갔는데, 되게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었고 만족시키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제 생일날 친구들이랑 모여서 술 한잔 먹는 자리였는데, 대본을 받았다. 굉장히 설렜고 운명처럼 느껴졌다. 친구들이랑 같이 대본을 읽으면서 꼭 하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김영성은 ‘빅슬립’의 기영에게서 아빠의, 삼촌의 흔적을 발견해 잘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고.

그는 “대본을 읽는데 삼촌과 아빠 생각이 많이 나더라. 거칠지만 마음은 따뜻한, 저희 윗세대 아버지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 감독님도 비슷하게 이야기했고, 촬영 3주 전 연습실에 모여 연습하면서 함께 만들어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영의 헤어는 감독의 제안으로 혜화역 연습실 근처 미용실에서 완성했다. 시골 청년 느낌을 내기 위해 조각하듯이 머리를 잘라나갔다. 그런데 첫 촬영 때 감독님이 머리가 너무 잘 어울린다고, 너무 배우 같은 느낌이 난다고 해서 머리를 더 흐트러뜨려서 더 삭막하고 건조한 느낌을 내려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단편 영화 주연은 많이 했지만 장편은 첫 주연이라 떨렸어요.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아내가 계속 웃고 있다고 말해주더라고요. 오디션도 잘 안되고 그러다가 만난 작품이라 더 즐거웠나 봐요. 소풍 가는 아이처럼 들떴나 봐요. 정말 매 순간 즐거웠어요. 음악을 들으면서 캐릭터에 몰입하는 순간이, 그 시간이 연극 할 때 기분도 나고 행복했어요.”

김영성은 ‘빅슬립’으로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사진|찬란
사진설명김영성은 ‘빅슬립’으로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사진|찬란

김영성은 ‘빅슬립’으로 지난해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는 부국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메가박스상, 오로라미디어상을 받으며 3관왕에 등극했다.

그는 “언제 이런 날이 또 올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는 것도 설렜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기분이었다. 가기 전에도 아내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고 했는데, ‘빅슬립’으로 좋은 상을 받았다. 제가 받는 것도 기쁘고 좋았는데, 현장에서 감독님의 이름이 불릴 때는 눈물이 났다. 제가 주변에 감독님은 정말 소중한 게 뭔지 아는 사람이고 진짜를 행하는 사람이라고 자랑했는데, 내 말이 틀리지 않았다 싶었다”며 ‘빅슬립’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함께 호흡을 맞춘 아역 최준우에 대해 “너무 제 것만 신경쓰지 않았나 싶어 미안하기도 하다. 준우가 잘 버텨줘서 좋은 영화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정말 리액션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착하고 좋은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김영성이 든든한 응원자인 아내 도윤주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진|찬란
사진설명김영성이 든든한 응원자인 아내 도윤주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진|찬란

디즈니+ ‘카지노’에 이어 ‘빅슬립’까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김영성이 연기를 시작한 이유는 머리를 기르고 싶어서였다. 그가 고등학교를 다닐 당시엔 두발 자유가 아니었다. 그렇게 작은 역할이지만, 무대에 올랐고 그 위에서 느낀 설렘을 품고 지금까지 오게 됐다.

그는 “돌이켜보면 힘들 때도 있었다. 부탁을 잘 못하는 성격인데 친구들에게 돈을 빌릴 때는 미안하더라. 그래도 연기를 한 건 후회한 적이 없다. 제 꿈만 가져가는 건 안 되고, 현실적인 부분도 고민이 되지만 아내와 아이들이 버티는 힘이 됐다”고 고백했다.

그의 아내는 동료 배우 도윤주다. 그는 “코로나로 결혼식을 미뤘는데, 내년쯤 우리가 만난 날 할까 계획 중이다. 이번에도 아내가 같이 대본도 맞춰주고 너무 고맙다. 쌍둥이 남매가 있는데, 둘 다 육아의 달인이 되어가고 있다. 아직은 아버님이라고 불릴 때 어색한 것 같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이 한 작품에 출연한 모습도 볼 수 있을까. 그는 “아내와 한 작품은 힘들 것 같다. 어색할 것 같다”며 “아내가 같이 유튜브를 해보자고 하는데 못하겠다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언젠가 기회가 온다면 영화 ‘스타 이즈 본’, ‘팔월의 크리스마스’, ‘만추’ 같은 멜로도 해보고 싶다는 그는 ‘빅슬립’의 위로가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닿길 바랐다.

“처음엔 잘 될 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성과가 안나 조급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빅슬립’을 만나 조금은 더 나아가 볼 수 있지 않을까. 힘을 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빅슬립’은 정말 잊지 못할 작품이에요. 포스터처럼 제 기억 속에 박제 될 것 같아요. 아이들이 크면 같이 보고 싶어요. 좋은 감독, 좋은 형을 만난 것도 너무 좋고요. 감독님 덕에 ‘진짜’를 느꼈어요. 저도 매 순간, 그 진짜를 뜨겁고 열정적으로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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