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탁막걸리’ 명칭을 두고 가수 영탁과 갈등을 빚어 온 예천양조 측이 영탁과 가수 임영웅을 연상케 하는 다른 상표들을 특허청에 출원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일보가 28일 특허정보검색 사이트 키프리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예천양조 관계자 김모씨 등은 지난해 10월 19일 ‘0513’이란 상표를, 같은 해 11월 2일 ‘0616 우리곁愛(애)’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5월 13일은 영탁의 생일이다. 6월 16일은 임영웅의 생일이다.
김씨는 예천양조 안동총판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동소주 0513’의 디자인과 시제품 사진을 공개했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삭제했다. 그는 “상표 출원은 예천양조 본사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상표 출원을 한 건 예천양조와 영탁의 관계가 원만하던 때였다”며 “영탁의 어머니가 반대해 제작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0616 우리곁애’ 상표 출원에 대해서는 “추후 사업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출원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예천양조 서울지부 조모 대표는 이날 한국경제를 통해 “본사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0513’, ‘0616 우리곁애’ 상표는 출원 상태로 등록되지는 않았다.
예천양조는 지난해 1월 28일 자사 막걸리 제품 이름을 ‘영탁’으로 짓고 상표를 출원했다. 그즈음 영탁은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막걸리 한 잔’이라는 노래를 불러 크게 화제가 됐다.
해당 상표 출원은 가수 영탁의 동의를 받지 못해 불발됐다. 특허청은 “상표법 34조 1항 6호에 의해 거절 결정이 났다”고 밝혔다. 상표법은 ‘저명한 타인의 성명·명칭 등을 포함하는 상표는 본인의 승낙을 받지 않는 한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탁의 이름을 도용했다는 논란이 일자 예천양조 측은 “2019년부터 진탁, 영탁, 회룡포 이름 3개를 지어놓은 상태에서 고심 끝에 ‘영탁’으로 상표 출원을 하게 됐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영탁’은 예천양조의 회장 이름인 백구영의 ‘영’과 막걸리를 뜻하는 ‘탁’을 따서 지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예천양조는 영탁을 광고 모델로 채용해 ‘영탁막걸리’를 판매, 대성공을 거뒀다. 예천양조는 2019년 매출액 1억1543만원으로, 3억6371만원의 적자를 봤다. 하지만 영탁막걸리가 출시된 2020년 매출액은 50억1492만원을 기록하며 4244.7%의 성장률을 보였다. 영업이익도 10억9298만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최근 영탁과 광고 모델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면서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예천양조는 영탁 측이 모델료와는 별도로 상표등록과 관련해 현금과 회사 지분 등 1년간 50억, 3년간 15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탁은 “150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영탁 소속사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은 “쌍방 협상을 통해 4월쯤 일정 금액의 계약금과 판매수량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 형식으로 협의가 진행 중이었다. 이때 조건은 50억 또는 150억원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예천양조 “영탁이 150억 요구”vs 영탁 “사실무근”[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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